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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6년을 버리기 아까운데, AI한테는 10배 질리는 이유

코딩 6년을 버리기 아까운데, AI한테는 10배 질리는 이유

코딩 6년을 버리기 아까운데, AI한테는 10배 질리는 이유 오늘 또 GPT한테 함수 짜달라고 했다. 3분 만에 왔다. 완벽했다. 내가 짰으면 30분. 이럴 때마다 든다. 6년이 뭐였나.아침부터 매몰 비용 계산기 출근길에 계산한다. 코딩 공부 시작: 26살. 첫 취직: 27살. 지금: 32살. 6년 × 365일 × 8시간 = 17,520시간. 물론 야근까지 치면 2만 시간 넘는다.책값만 100만원 넘게 썼다. 인강은 200만원. 코딩 테스트 준비한 밤들. 이력서 쓰고 면접 보던 긴장. 이걸 다 버리고 기획으로 가라고? 연봉 6200에서 4500으로 떨어지면서? 근데 문제는. 이 계산이 틀렸다는 걸 안다는 거다.GPT가 3분 만에 짜는 걸 보는 기분 어제 주니어가 물어봤다. "API 레이트 리밋 로직 어떻게 짜요?" 나: "Redis로 카운터 만들고..." 주니어: "아 GPT한테 물어볼게요." 5분 뒤 완성. 내 설명보다 깔끔했다.이게 일주일에 세 번씩 반복된다. 내가 3시간 걸릴 거 GPT는 3분. 주니어는 프롬프트만 잘 짜면 시니어. 그럼 나는? 6년차 개발자는? 코파일럿 없이 코딩하면 답답하다. 있으면 '내가 뭐 하는 거지?' 싶다.매몰 비용 오류라는 걸 알면서 경제학 책에서 봤다. 매몰 비용의 오류. 이미 투자한 건 회수 못 한다. 미래 판단과 무관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6년 했다고 계속할 이유는 없다. 근데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은 모른다.밤에 노션 켜서 PM 공부 정리한다. 사용자 인터뷰 방법론. 프로덕트 로드맵 작성법. OKR 설정 프레임워크. 재밌다. 진짜로. 코딩보다 재밌을 때도 있다. 근데 저장 버튼 누를 때마다. 'Django는 이제 안 쓰나?' 'FastAPI 공부한 건?' 'AWS 자격증은?'5년 뒤 시나리오 A 계속 개발한다. AI가 더 똑똑해진다. GPT-7은 전체 서비스 아키텍처를 설계한다. 개발자 채용 공고. "주니어 구함. AI 프롬프팅 능력 필수." 연봉 3000만원. 시니어 개발자? AI가 짠 코드 검수하는 사람. 연봉 4500만원. 나는 그때 37살. 이직은 어렵다. 나이도 많고 AI 네이티브도 아니다.5년 뒤 시나리오 B 지금 기획 전환. 1년은 고생한다. 연봉 깎인다. 근데 기획은 AI가 못 대체한다고 믿는다. 37살, PM 경력 5년. 프로덕트 감각 쌓였다. 개발 백그라운드는 무기다. 근데 이게 진짜일까? GPT가 기획서도 쓴다. 사용자 인터뷰 분석도 한다. 그럼 PM도?아내한테 또 물어봤다 "나 진짜 기획 가야 할까?" 아내: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나: "근데 6년이..." 아내: "그럼 12년 될 때까지 기다릴 거야?" 할 말이 없었다. 근데 다음 날. 또 계산한다. 지금 전환: 연봉 -1700만원. 1년 뒤 전환: 경력 7년, 더 깎일 수도. 2년 뒤 전환: 개발 시장 붕괴 시작? 어느 타이밍이 정답?매몰 비용은 회수 못 한다는데 점심시간에 개발자 커뮤니티 봤다. "AI 시대 개발자 살아남기" 댓글 300개. 반은 "개발은 안 없어진다." 반은 "이미 주니어 티오 줄었다." PM 커뮤니티도 봤다. "기획도 AI한테 대체될까요?" 댓글 200개. 분위기는 비슷하다. 다들 불안하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하나. 개발도 위험. 기획도 위험. 차라리 카페라도? 웃긴 생각이지만. 진심으로 한 번씩 든다.6년이 아깝다는 건 거짓말 솔직히 말하면. 6년이 아까운 게 아니다. 무서운 거다. 새 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주니어로 돌아가는 게. 모르는 거 투성이인 게. 개발은 안다. Python 짜는 건 눈 감고도 한다. 코드 리뷰하면 뭐가 문제인지 보인다. 기획은? 프로덕트 센스는 어떻게 키우나. 사용자 인터뷰는 어떻게 하나. 로드맵은 누가 알려주나. 6년 경력은 안전벨트다. 벗으면 추락할 것 같다. 근데 이 벨트가. 추락을 막는 게 아니라. 침몰하는 배에 묶어두는 거라면?오늘도 GPT한테 시켰다 오후 3시. 데이터 파싱 로직 필요. 예전엔 30분 잡고 짰다. 지금은 GPT한테 프롬프트 3줄. 5분 뒤. 완성. 테스트 통과. 푸시. 팀장: "빠르네요." 나: "네..." 동료들은 모른다. 내가 20%만 했다는 걸. 근데 이게. 앞으로 5년 10년 할 일인가. 프롬프트 짜고. 검수하고. 푸시하고. 이걸 6년 배운 건가.주말에 기획 문서 써봤다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 기획. 독서 모임 매칭 서비스. 타겟 유저 정의. 페인 포인트 분석. 핵심 기능 3개. 와이어프레임까지. 6시간 걸렸다. 근데 재밌었다. 코딩은 요즘 재미없다. GPT한테 시키는 게 더 빠른데. 내가 짜면 바보 같다. 기획은 아직. 내가 생각해야 한다. AI는 초안만 준다. 이게 계속 그럴까? 3년 뒤에도?이력서를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개발자용.Python, Django, FastAPI AWS, Docker, Kubernetes 6년 경력, 시니어 레벨 희망 연봉 7000만원하나는 PM용.개발 백그라운드 보유 6개월 자체 기획 경험 기술 이해도 높음 희망 연봉 5000만원둘 다 넣어봤다. 개발자는 면접 3개 왔다. PM은 서류 탈락. 현실적이다. 기획 경력 0년한테 누가 주나. 그럼 어떻게 시작하나. 연봉 깎고 주니어 PM? 33살에?매몰 비용과 미래 불안 사이 퇴근길에 생각한다. 6년은 길다. 버리기 아깝다. 근데 10년은 더 길다. AI한테 지면서 10년? 매몰 비용은 이미 끝났다. 회수 안 된다. 미래만 봐야 한다고. 근데 미래가 안 보인다. 어디로 가야 안전한지. 개발도 위험. 기획도 위험. 그냥 있어도 위험. 선택이 답이 아니라. 타이밍이 답인 것 같다. 근데 그 타이밍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른다.그래서 오늘도 GPT한테 코드 시킨다. 검수한다. 푸시한다. 퇴근 후에는. PM 인강 본다. 노션에 정리한다. 주말에는. 기획 문서 쓴다. 근데 이력서는 안 낸다. 이게 준비인가. 도망인가. 6년이 아깝다는 핑계로. 결정을 미루는 건 아닌가.내일도 똑같을 것 같다. 출근해서 GPT 키고. 퇴근해서 기획 공부하고. 언젠가는 정해야 한다. 근데 오늘은 아니다. 아직은.6년이 아까운 게 아니라, 12년이 될까 봐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