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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 07 Dec, 2025
PM 공고에 이력서 넣고 서류 탈락한 후의 생각
불합격 메일 월요일 아침 9시 23분. "귀하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읽지 않았다. 제목만 봐도 안다. 지난주 금요일에 넣은 곳이다. 3일 만에 답 왔다. 빠르네. 커피 마셨다. 쓰다. 이력서 10군데 넣었다. PM 직무로. 8군데 탈락. 2군데는 답 없음. 개발자로 넣으면 80% 서류 통과하는데.경력 0년 'PM 경력 3년 이상' '프로덕트 기획 실무 경험자 우대' '유사 직무 경력 보유자' 개발 6년은 경력이 아닌가 보다. 여기선. 코드 리뷰 300번 했다. 서비스 기획 회의 500번 참여했다. 사용자 데이터 분석 1000번 했다. 근데 '기획 경력'란에는 0년. 시스템은 정직하다. 그냥 0이다. 책 10권 읽은 건 경력이 아니다. 노션에 기획 문서 20개 쓴 것도 아니다. '실무 경험'만 센다. 직함에 'PM' 들어간 것만. 공정하긴 하다. 근데 답답하다. 준비는 했는데 6개월 동안 뭐 했나 싶다. 새벽에 PM 인강 들었다. 주말에 사이드 프로젝트 기획했다. 회사에서 자발적으로 기획 문서 썼다. '이 정도면 되겠지' 싶었다. 근데 서류에서 걸린다. 인사담당자는 내 노력을 모른다. 이력서에는 '백엔드 개발자 6년'만 보인다. '왜 개발자가 PM 하려고?' 이거 하나만 의심받는다. 설명할 기회도 없다. 면접까지 가야 설명하는데.개발자 출신은 개발자 커뮤니티에 물어봤다. "개발자에서 PM 전환한 사람?" 답글 12개 달렸다. "스타트업 가서 PM 겸직하다가 전환했어요" "사내 이동으로 기획팀 갔습니다" "창업했다가 실패하고 그 경력으로..." "친구 회사에서 PM으로 시작했어요" 정공법은 없다. 다 우회로다. 그냥 공고 보고 지원해서 된 케이스가 없다. 경력직 시장은 그렇다. 신입은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고. 나는 32살이다. 신입 나이는 아니다. 경력 전환하기엔 애매하다. 개발자로 넣으면 시험 삼아 해봤다. 같은 회사, 개발자 공고에 이력서 넣었다. 3일 뒤 "서류 합격, 면접 일정 조율하겠습니다" 웃겼다. 똑같은 나인데. 면접 안 갔다. 시험이었으니까. 근데 생각했다. '그냥 개발자로 이직할까?' 연봉 7000 받고, 나중에 사내 이동 노리는 게 나을까? 고민했다. 5분. 아니다. 그럼 또 개발만 3년 한다. PM은 35살에 시작한다. 그때는 더 늦는다. AI 얘기 친구가 물었다. "개발자 괜찮잖아, 왜 바꾸려고?" "AI 때문에" 라고 했다. "에이, 과장 아냐?" 과장 아니다. 오늘 아침에도 GPT한테 코드 생성 시켰다. 10분 걸릴 거 2분 만에 끝났다. 내 역할은 프롬프트 쓰고 검수하는 거다. 이게 6년차 개발자가 할 일인가? 주니어도 GPT 쓰면 비슷하게 한다. 연차 의미가 없어진다. "그럼 PM도 AI한테 대체되는 거 아냐?" 모르겠다. 근데 개발보다는 나중이지 않을까. 기획은 사람 이해가 필요하다. 정치도 있고 설득도 있고. 코드는... 로직이다. AI가 더 잘한다.연봉 계산 PM 신입 공고 봤다. "경력 무관, 연봉 3500~4500" 나는 지금 6200 받는다. 전환하면 2000 까인다. 한 달에 150만원. 계산했다. 1년이면 1800만원 손해. 근데 5년 뒤를 생각하면? 개발자 연봉 상승률: AI 발전 속도에 따라 불투명. PM 연봉 상승률: 경력 쌓으면 8000~1억. 계산기를 닫았다. 미래는 계산 안 된다. 확실한 건 지금 불안하다는 것. 불확실한 건 PM 전환이 답인가 하는 것. 이력서 다시 보기 탈락한 이력서 열었다. "6년간 백엔드 개발... Python, Django... AWS 인프라..." 기술 스택만 가득하다. 자소서에 썼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PM 역할을..." 읽어보니 설득력이 없다. 나도 안 믿긴다. '왜 PM 하려고요?' 라는 질문에 답이 없다. "AI 때문에 불안해서요" 이건 답이 아니다.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한다. 면접 가려면. 근데 서류를 통과해야 면접을 가는데. 대안 찾기 유튜브 봤다. "개발자 PM 전환 방법" 영상 12개 봤다. 결론은 비슷하다.사내 이동 (우리 회사는 TO 없음) 스타트업 PM (연봉 3000대) 창업 (리스크 높음) 프리랜서 PM (경력 없으면 불가)다 막혀있다. '정석'은 없다. 다들 틈새로 들어갔다. 나도 틈새를 찾아야 한다. 회사에서 팀장이 물었다. "요즘 딴생각하냐?" "아뇨" 거짓말이다. 코드 리뷰 하면서 생각한다. '이거 나중에도 필요한 일인가?' 회의하면서 기획자 본다. '저 자리에 내가 앉을 수 있을까?' 집중이 안 된다. 몸은 여기, 머리는 저기. 동료가 말했다. "너 요즘 이상해" "그래?" "코드 짤 때 열정이 없어" 맞다. 없다. GPT가 90% 짜주는데 열정이 어딨나. 아내 반응 저녁에 말했다. "또 서류 떨어졌어" "그래도 계속 넣어봐" 아내는 긍정적이다. 나보다. "개발자도 괜찮은 거 아냐?" "괜찮긴 한데... 5년 뒤가 불안해" "5년 뒤 PM은 괜찮고?" 모르겠다. 솔직히. 아내가 웃었다. "너 지금 도망치는 거 아냐?" 뜨끔했다. 도망인가 생각해봤다. AI 때문에 불안하다. 그래서 PM으로 간다. 이게 도피인가? 아니면 합리적 선택인가? 구분이 안 된다. 개발이 싫은 건 아니다. 재미없어진 것뿐이다. 기획이 좋은 건 맞다. 근데 해본 적은 없다. 상상 속의 PM은 멋지다. 현실의 PM은 모른다. 서류 탈락 8번 하면서 깨닫는다. '준비했다'고 생각한 게 착각일 수도. 경력이라는 것 시스템은 냉정하다. '노력'은 안 본다. '결과'만 본다. 책 읽은 건 취미다. 직무가 아니다. 문서 쓴 건 연습이다. 실무가 아니다. 누가 돈 주고 내게 기획을 맡긴 적 있나? 없다. 그럼 경력 0년이다. 개발은 6년 동안 돈 받고 했다. 그게 경력이다. 기준은 명확하다. 내가 억울해도 바뀌지 않는다. 다음 계획 10군데 더 넣어볼까? 아니면 전략을 바꿀까? 링크드인에 'PM 전환 희망' 글 올릴까? 스타트업 공고만 볼까? 계획이 안 선다. 서류에서 막히니까 다음 단계가 안 보인다. 개발자로는 쉽게 면접 가는데. PM으로는 시작도 못 한다. 문턱이 높다. 생각보다 훨씬. 불안의 정체 솔직히 말하면. 개발자 하면서 불안하다. PM 하면 덜 불안할까? 모르겠다. '안전한 선택'은 없다. 2024년에는. AI가 바꾸는 건 개발만이 아니다. 모든 직군이다. 기획도 언젠가 자동화된다. 나중 얘기지만. 그럼 나는 뭘 해야 하나? 답이 없다. 그래도 움직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더 불안하니까. 현실 체크 거울 봤다. 32살 개발자. 기획 경력 0년. 이력서에는 Python, Django, AWS. 머릿속에는 프로덕트 로드맵, 사용자 페르소나.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쉽지 않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부딪히니까 벽이 높다. 준비는 필요조건이다. 충분조건은 아니다. 서류 탈락 8번이 알려주는 것. "넌 아직 PM이 아니야" 그래도 내일 또 이력서 넣는다. 9곳 더 찾았다. 스타트업 위주로. 경력 요건 낮은 곳.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 계속 넣는 수밖에. 개발자로 돌아가는 건 쉽다. 언제든 가능하다. 근데 그럼 6개월이 아깝다. 그리고 1년 뒤에 또 이 고민 한다. 차라리 지금 부딪히는 게 낫다. 벽이 높아도.준비와 자격은 다른 거다. 시스템은 후자만 본다.